[국내야구] 키움의 외인 육성, '수비형'에도 통할까

[국내야구] 키움의 외인 육성, '수비형'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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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외인 육성법이 ‘수비형’에도 통할까.

키움의 육성 기조는 국내선수에 그치지 않는다. 외국인 역시 가능성 있는 자원을 낮은 가격으로 데려와 키워쓰며 몸값을 올리는 방식으로 재미를 봤다. 10만달러(약 1억원)로 한국에 입성해 130만달러(약 15억원)를 받고 일본에 건너간 타자 제리 샌즈(33)가 대표적이다. 데뷔 첫해 대체 외인으로 합류할 당시에는 한 방 능력 외에는 검증된 게 없었으나, 이듬해 장타력을 폭발하며 타율 0.305 113타점 28홈런으로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새 외인 테일러 모터(31)도 출발은 비슷하다. KBO리그 전체 외인 중 최저액(35만달러·약 4억원)에 키움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모터의 주무기는 타격이 아닌 수비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191,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0.258에 그치는 등 방망이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더욱 강력한 내야 수비 라인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터 영입의 방점을 수비에 찍었다.

그러나 소위 수비형으로 분류되는 야수 외인들은 그간 한국에서 쉽게 살아남지 못했다.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가리는 과정에 상대적으로 수비가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고, 수비가 확실한 장점이라 해도 타고투저가 기승인 KBO리그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시즌을 치를수록 홈런도 많이 치고 수비도 나쁘진 않은 외인으로 중심타선을 꾸린 다른 팀과 대비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이 하위타순으로 내려서서도 타선의 흐름을 끊는 모습을 반복하면 최종적으로 교체 결정이 나오곤 했다. 2018시즌 앤디 번즈, 2019시즌 카를로스 아수아헤도 비슷한 수순을 거쳤다.

결국 수비형 외인의 생존 여부는 장점 극대화보다는 단점 최소화에 달렸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타격’이 성공 키워드인 셈이다. 투자액이 적었던 만큼 매몰비용 계산도 쉬워지는 상황, 초반 적응기를 넘어서까지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구단의 인내심도 더 빠르게 바닥날 수밖에 없다. 키움 관계자는 “샌즈를 통해 리그 연착륙은 선수의 배우고자 하는 자세에 달려있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모터 역시 한국 야구에 대해 마음을 열고 잘 받아들이려고 한다. 중장거리형으로 타격도 나쁜 건 아니라고 평가한 만큼, 지도를 받으며 보완해나간다면 한국형 외인 타자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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