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야구] '4년288경기' 진해수, 2+1년 14억에 LG잔류

[국내야구] '4년288경기' 진해수, 2+1년 14억에 LG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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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홀드왕 출신의 진해수와 FA계약 체결, 내부 FA 3인방 전원 잔류

 

 

최근 4년 동안 288번이나 마운드에 올랐던 LG의 ‘마당쇠‘가 FA 계약에 성공했다.

LG 트윈스 구단은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자격을 얻은 좌완 투수 진해수와 계약기간 2+1년 총액 14억 원(계약금 3억+연봉 및 인센티브 11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 우완 송은범(2년 10억 원), 20일 유격수 오지환(4년40억 원)과 FA 계약을 체결한 LG는 마지막으로 진해수까지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내부FA 3명과의 계약을 모두 마쳤다.

2006년 KIA타이거즈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SK 와이번스를 거쳐 2015년부터 LG에서 활약한 진해수는 통산 579경기에 등판해 14승 28패 2세이브 111홀드 평균자책점 5.62의 성적을 기록한 전문 불펜투수다. 계약을 마친 진해수는 "내년 시��� 준비 잘해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이적 후 본격적으로 전성기 맞으며 2017년 홀드왕 등극

부산 출신의 진해수는 경남상고 2학년 때 뒤늦게 투수로 전향했다. 진해수는 투수 전향이 늦었던 탓에 1년 유급을 선택했고 이 때문에 2006년에야 프로에 입단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지금이야 빠른 공의 평균구속이 시속 140km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입단 초기 진해수는 KIA의 강속구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진해수와 함께 언급되곤 하던 KIA마운드의 좌완 유망주가 오늘날 리그 최고의 좌완으로 불리는 양현종(KIA)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이 프로 입단 3년 만에 10승 투수로 성장한 것에 비해 진해수의 잠재력은 좀처럼 폭발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2009 시즌을 끝으로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다. 진해수는 상무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새로운 적성을 찾았고 전역 후 진민호에서 진해수로 개명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진해수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1군 선수로 활약했지만 1승 2패 6홀드 5.27의 성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3년에도 13경기에 등판해 1패 5홀드 11.88로 부진한 진해수는 그 해 5월 KIA와 SK의 2:2트레이드를 통해 비룡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당시만 해도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2009년 홈런왕이자 정규리그 MVP 김상현과 한때 리그 최고의 스윙맨이었던 송은범의 맞교환이었다. 프로에서 이렇다 할 실적이 없었던 진해수는 두 스타가 포함된 거래에 딸려 가는 ‘옵션‘에 가까웠다.

하지만 진해수는 이적 후 59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5홀드 4.24의 성적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희석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진해수는 2014년 75경기에서 15홀드를 기록하고도 평균자책점이 7.16으로 치솟고 말았다. 결국 진해수는 2015년 7월 LG와 SK의 3:3 트레이드를 통해 2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LG는 진해수를 데려 오면서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72경기를 소화한 든든한 좌완 셋업맨을 얻었다.

진해수는 LG에서의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6년 75경기에 등판해 4패 1세이브 17홀드 4.67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 데뷔 후 첫 억대 연봉 투수가 된 진해수는 2017년 75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세이브 24홀드 3.93의 뛰어난 성적으로 홀드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때 일부 악플러들에게 ‘진해수소폭탄‘으로 불리던 진해수가 LG팬들의 ‘진해수도방위사령관‘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4년 동안 연평균 72경기 등판한 좌완 셋업맨, 이렇게 굴려도(?) 될까

진해수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75경기씩 등판했는데 2년 연속 75경기 등판은 KBO리그 역사에서 오직 류택현(KIA 잔류군 투수코치,2002~2003년)과 이상열(2010~2011년)만이 밟았던 영역이다(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당시 소속팀이 LG였다). 하지만 아무리 불펜에 최적화된 루틴과 투구패턴을 가지고 있는 진해수에게도 2년 연속 75경기 등판은 무리가 올 수밖에 없었다.

진해수는 작년 시즌에도 66경기에 등판해 43.2이닝을 소화하며 2승 3패 14홀드를 기록했다. 겉보기엔 작년에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준 시즌 같았지만 2017년 3.93이었던 평균자책점이 무려 7.21까지 치솟으면서 1군 선수가 된 2012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진해수는 3년 동안 불펜에서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연봉이 1억9000만 원으로 동결됐지만 FA를 앞두고 아무래도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진해수는 첫 번째 FA를 앞둔 올 시즌 72경기에서 3승 1패 20홀드 3.43의 성적으로 2년 만에 20홀드를 기록하며 LG의 가을야구 복귀에 크게 기여했다. ‘쌍우찬(차우찬, 이우찬)‘이 모두 선발 투수로 활약했고 루키 이상영이 아직 1군 전력이 아님이 드러난 올 시즌 LG 불펜에서 믿을 만한 좌완투수는 사실상 진해수 한 명 뿐이었다. 진해수는 불펜의 왼쪽을 홀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도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사실 LG 이적 후 진해수가 팀에 공헌한 크기와 내년 시즌 활용도를 생각하면 계약기간 2+1년에 인센티브를 포함한 총액 14억 원은 썩 만족하기 힘든 계약일 수도 있다. 만약 LG가 진해수와의 FA계약에 실패했다면 LG는 내년 시즌 우완 일색의 불펜 투수들로 시즌을 꾸려야 했을지 모른다. 진해수의 계약은 다른 듯 닮은 커리어를 쌓아온 키움 히어로즈의 좌완 오주원의 FA 협상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LG는 진해수의 보장 연봉 및 자세한 인센티브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좌완 셋업맨이라는 진해수의 보직을 생각하면 출전 경기 수와 홀드 등에 인센티브가 붙었을 확률이 높다. 게다가 내년이 류중일 감독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진해수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많은 경기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LG는 30대 중반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투구의 맛‘을 깨달은 진해수를 조금 더 아껴가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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