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야구] 무명 8년 보낸 뒤 '승리요정'…성실해서 버텼다

[국내야구] 무명 8년 보낸 뒤 '승리요정'…성실해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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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터뷰를 해도 되나요…?"

2016년 6월 중순 이천에서 만난 LG 투수 ‘이영재‘는 카메라 앞에 앉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시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던 좌완 강속구 투수였다. 그러나 그때까지 좋은 의미로 보여준 것은 없었다. 5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1군에 데뷔한 이영재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교체됐다. 



이우찬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그는 올해 LG가 낳은 성과다. 등판만 하면 팀이 이겨 ‘승리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8년의 무명 생활을 끝내자 거짓말처럼 빛이 보였다. 팬들은 그런 이우찬을 보며 "이래서 서른 살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상위 지명을 받은 이우찬이지만 2018년까지는 1군에서 4경기가 전부였다. 8년 동안 4경기, 팀 상황에 따라서는 방출돼도 이상하지 않은 기록이다. 그러나 이우찬은 버텼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참 힘들었다. 4~5년 동안 퓨처스팀에만 있다 보니 동기부여가 잘 안 됐다. 지금 아내와 연애할 때였는데, 그때 아내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부모님도 지지해주신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매년 희망은 있었는데 매번 희망으로 끝이었다. 도와주시는 분들은 많았다. 퓨처스팀에서도 노력하는 선수로 봐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다른 ‘대기만성형 투수‘ 김지용의 존재도 이우찬에게 큰 힘이 된다. 두 사람은 요즘 일주일에 두 번 도봉산을 오르며 몸을 만들고 있다. 오후 1시에 출발해 3시간 반 코스다. 

이우찬은 "(김)지용이 형도 저처럼 늦은 나이에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퓨처스팀에 오래 있었던 사이라 뭐가 힘든지 알아서 그런 쪽에 조언을 많이 받는다. 도봉산 오르면서 얘기하는데 처음에 한 20분 정도만 그렇고 그 뒤로 다 올라갈 때까지 힘들어서 아무 말도 안 한다"고 했다. 

9년 만에 1군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주전‘이라고 말할 처지는 아니다. 이우찬은 "저도 많은 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요즘 어린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도 앞으로 10년은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 성원을 봐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아직은 꾸준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다. 주축으로 꼽히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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