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승리한 장원준, 이승엽과 양의지가 도왔다

5년 만에 승리한 장원준, 이승엽과 양의지가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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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38·두산 베어스)은 프로야구 '두산 왕조'의 일등 공신 중 한 명이다. 2015년부터 3년간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41승을 따냈다. 포스트시즌에도 맹활약했다.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와 2017년 준우승을 앞장서 이끌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부상과 부진에 시달려 급격히 존재감을 잃었다. 그해 5월 5일 프로 통산 129번째 승리를 끝으로 더는 승 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 두산 사령탑이 된 이승엽 감독은 부임 직후 장원준과 면담을 했다. 은퇴의 갈림길에 선 베테랑 투수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장원준은 "현역 생활을 연장하고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은 베테랑 예우 차원에서 그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가 불명예 은퇴하게 놔둘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장원준에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경쟁해달라. 나 역시 과거 경력이 아닌, 현재 결과를 보고 (기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당부했다.


장원준은 그렇게 다시 한번 값진 기회를 얻었다. 겨우내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개막 후 퓨처스(2군)리그에서 네 차례 선발 등판하며 잠실구장 마운드에 다시 오를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그 순간'이 왔다.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58일 만에 1군 경기 선발투수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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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798일 만에 5이닝을 책임지면서 볼넷 없이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2회에만 안타 5개를 맞고 4실점 했지만, 두산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아직 공이 괜찮다"는 포수 양의지의 말을 믿고 그대로 지켜봤다. 장원준은 3~5회를 연속 무실점으로 막고 믿음에 보답했다. 


1844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면서 5년 만에 통산 130승 고지도 밟았다. KBO리그 역대 11번째 기록이다.


장원준은 "지금은 예전과 달리 한 번 실패하면 다음 기회를 잡기 어렵다. 그래서 솔직히 긴장을 많이 했다"며 "맞을 때 맞더라도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하려고 했다. 


어렵게 얻은 선발 등판 기회에서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고 열심히 던졌다"고 털어놨다.


5년 전의 129번째 승리와 이날의 130번째 승리를 모두 합작한 양의지도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5회까지 밀고 간 감독님의 선택 덕에 형의 다음 등판 준비가 더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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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하다"며 "오랜만에 받은 원준이 형의 공이 정말 좋았다. 오래오래 함께 1군에서 뛰고 싶다"고 축하 인사를 보냈다.


장원준은 두산의 '복덩이'였다. 2014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다 2015년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자마자 팀 우승을 일궜다. 


이듬해엔 15승을 올리면서 더스틴 니퍼트(21승), 마이클 보우덴(18승), 유희관(15승)과 함께 '판타스틱 4'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5년에 걸친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베테랑 투수의 어깨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장원준은 "그동안 심리적으로 많이 쫓겼다. 빨리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2군에서도 너무 서둘렀다. 


이게 역효과를 낳아 부진이 길어졌다"며 "이제 나이가 들어 예전 내 투구폼이 지금의 내 몸에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폼을 되찾으려고 애쓰다 밸런스가 무너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오랜 시행착오를 겪은 장원준은 더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팔을 억지로 올리지 않는 투구폼을 몸에 익혔고, 직구(포심패스트볼)보다 투심패스트볼 비중을 늘렸다. 


유니폼을 벗는 그날까지 후회 없는 투구를 하기 위해 많은 걸 덜어냈다.


그는 "이제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원하는 자리에서 공을 던지는 게 내 역할"이라며 "예전부터 내 공이 안 통한다는 걸 느끼면 미련 없이 그만둘 생각이었다. 


앞으로도 볼넷을 주고 미련을 남기기보다 홈런을 맞더라도 정면 승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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