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대신 평범함과 땀을 택했다...롯데는 어떻게 수비로 지키는 팀이 됐나

시프트 대신 평범함과 땀을 택했다...롯데는 어떻게 수비로 지키는 팀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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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래리 서튼 감독 체제에서 수비 시프트를 활발하게 쓰던 팀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롯데는 좌우타자, 볼카운트 상황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수비 시프트를 활용했다. 


투수와 수비 사이의 확실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만 시프트의 효과는 극대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그 효과를 확실했는지는 의문이었다.


구단 자체적으로는 시프트 성공률이 괜찮았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4.47)과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3.61)의 괴리는 과연 시프트가 효율적이고 효용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대목이었다. 


2021년 85개로 최소실책을 기록한 팀이 2022년에는 왜 114개로 늘어났는지, 그리고 2021년(.675), 2022년(.649)에 머물렀던 수비 효율(DER) 수치도 무시할 수 없었다.


롯데는 지난 비시즌 이러한 지표와 수비력에 대해 비시즌 내내 고민했다. 


서튼 감독을 비롯해 투수, 수비, 그리고 구단 R&D팀으로 대표되는 프런트가 한 자리에 모여서 머리를 맞댔다. 


'장기적 강팀'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 목표를 위해서는 수비라는 디딤돌을 확실하게 놓고 쌓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롯데의 수비 효율은 .671로 리그 9번째다. 여전히 낮은 수치다. 


그러나 대신 절대적인 실책 수치를 줄였다. 올해 17개의 실책만 기록하며 최소 공동 1위다. 수비율도 .987로 두 번째로 높다.


실책과 수비율로 팀의 수비력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타구 분포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로 수비 시프트를 펼치면서 아웃 확률을 높이는 게 현대 야구 수비의 목표다. 


롯데도 그런 확률을 따라서 시프트를 가동했다.


그러나 지난 2년의 시행착오는 롯데를 과거로 돌려놓았다. 물론 수비 시프트를 완전히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확률이 100%에 가깝다고 확신이 될 때, 모두가 납득을 할 수 있을 때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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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투수파트가 납득이 되어야 했다. 배영수 투수코치는 "사실 투수들이 시프트가 실패한 것만 생각하고 시프트로 타구가 잡힌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웃으면서 "하지만 투수들이 납득할 수 있고 확실할 때만 수비 시프트를 한다. 


확실하고 정확한 것만 하려고 한다. 많이 회의를 했고 수비 파트를 존중하는 편이다. 


그리고 우리 코칭스태프는 원팀으로 움직인다"라며 투수 파트의 입장에서 설명했다.


문규현 수비코치는 "한국 타자들은 정말 힘 있는 타자들 말고는 거의 컨택이 잘 된다고 생각한다. 


R&D팀과 회의를 많이 하면서 수정을 했다. 자료도 계속 업데이트 받으면서 피드백을 하고 있다. 


일주일 단위로 회의를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며 "이제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컨택이 그래도 좋은 타자는 시프트를 많이 풀고 있다. 


일단 투수코치님께 시프트 여부를 그때그때 물어본다. 투수한테도 얘기를 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려고 한다. 


투수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신다"라면서 투수 파트와의 협력, 그리고 피드백을 강조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수비 시프트를 줄인 이유에 대해서 "선수의 특성에 따라서 디테일에 대신 신경을 많이 썼다. 


미팅을 많이 했고 더 많이 논의를 했다. 2년 동안 잘 했던 부분을 살리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고민했는데 R&D팀에서 많이 노력해줬다. 


모든 부서와 논의하면서 수비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재정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롯데는 시프트의 확률 대신 평범함에서 오는 효율, 그리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어려운 타구를 잡는 것보다는 '루틴 그라운드볼(평범한 땅볼)'을 확실하게 처리하는데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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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엄청난 수비 훈련을 실시했다. 때로는 '올드스쿨'이 답이 될 수 있다고 확신을 갖고 밀고 나갔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젊은 선수와 베테랑 선수들 모두 얼리 워크, 보충 훈련을 받았다. 


지옥 훈련 앞에 모두가 평등했고 모두가 훈련량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량을 줄일 생각은 없다.


문규현 코치는 "확실히 훈련량이 늘어나니까 선수들이 잘 움직이는 것 같다"라면서 "시즌 중에도 얼리워크는 이틀에 한 번씩 하면서 수비 훈련량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운 여름에도 마찬가지다. 선수들도 의지가 있다. 얼리 워크를 계속 하려고 노력 중이다. 


시프트와 별개로 항상 준비를 하니까 이제는 강한 타구가 와도 많이 잡아주는 것 같다"라면서 힘든 훈련을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서튼 감독은 코치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코치들이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코치들이 경기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서 훈련을 시켰다. 그게 현재 우리가 안정적인 수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가 목표로 내세우는 ‘원팀’을 수비에서도 이룩해냈다. 


올해 롯데는 수비로 지키는 팀이 됐고 상위권을 유지하는 기반으로 수비력을 자랑스럽게 언급할 수 있을만큼 단단한 팀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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