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도 없이 다니나” “1순위로 자른다” 우리금융 산하 우리피앤에스 '직장갑질'
- • 30대 현장매니저, 계약직 부하직원들에 상습 퇴사압박·언어폭력…사측, 본지에 “제보자 누구냐”
신현석 우리피앤에스 대표이사 / 우리피앤에스 홈페이지 캡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회사 갑질 논란은 여전하다.
이번엔 우리금융그룹 관계사인 우리피앤에스(우리P&S)에서 중간 관리자급 간부가 계약직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퇴사를 종용하고 언어 폭력을 일삼았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사측은 수수방관했다는 주장이다.
27일 우리피앤에스에 재직 중인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팀 단위 부서의 30대 현장매니저 A씨는 부하 직원들에게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해당 팀은 고객이 제출한 우리카드 신청 서류를 검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A매니저는 부서 회의 중 수시로 마음에 들지 않는 계약직 직원에게 "당신은 사장 빽으로도 여기 못 있는다. 그만두면 될 것을 왜 그러느냐"고 면박을 줬다. "내가 (매니저)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는 반드시 자른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1대1로 진행된 개인면담에서는 "당신을 1순위로 날릴거다"거나 "다른 회사에 가더라도 인생 그렇게 살지마라"는 협박성 발언으로 공포감을 조성했다.
반면 마음에 드는 직원에게는 "나이많은 팀장이 곧 퇴사할거니 나만 잘 따르면 다음에 팀장시켜주겠다"고 권력을 과시해 회유하기도 했다.
현장매니저는 우리카드 임원이 우리피앤에스 직원을 관리‧감독 할 목적으로 임명했다고 제보자들은 주장한다. 원청사(우리카드)의 권한을 부여받은 매니저가 하청사 직원의 인사와 급여, 해고까지 전권을 휘둘렀다는 설명이다.
A매니저가 부당한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제보자 B씨는 "인원 보충을 할 때 특정인을 내정해놓고 구색맞추기로 지원자를 받겠다고 공지했다"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직원들이 다수 응모했고 납득할수 없는 사유로 지원서가 반려됐다"고 말했다.
인원 감축을 빌미삼아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퇴사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실적 하위자는 물론 눈밖에 난 일부 우수 직원도 A씨가 임의로 퇴사자 명단에 넣어 회사를 떠나도록 압박했다는게 제보자들의 주장이다.
우리피엔에스는 우리은행 행우회가 100% 출자한 중견기업이다. 우리은행 영업점 보안인력(청원경찰 등) 파견, 우리은행 영업점 시설물 유지·보수·관리 등이 주 사업영역이다. 우리카드의 CS(고객만족) 업무도 대행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신현석 前 우리은행 부행장이며, 지난해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이익 85억원을 신고했다.
A매니저는 소위 위에서 '꽂은' 인물이어서 연배가 비슷하거나 높은 팀장들도 눈치를 봤다는게 제보자들의 판단이다.
때문에 피해 직원들은 올해 초 소속 팀 간부와 면담을 통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한다. 상위기관인 우리카드, 우리금융지주로 보고될 리도 없었다.
취재 결과 최근까지 A씨로부터 갑질을 견디지 못해 퇴사했거나 퇴사를 고려 중인 직원은 10명 가까이 된다. 남은 피해 직원들 일부도 업무상 외상 스트레스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확인을 요청한 기자에게 회사 측은 "제보자가 누구이고 어떤 부서에서 일어났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진정서를 제출하면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에 대해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나 관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막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직장 갑질 감수성'은 낙제에 가까운 수준으로, 고용주나 상급자의 횡포 속에 노동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